2학년 겨울방학 쯤이었던가...

급식실에서 밥먹는데 어떤놈이 

야, 나 보고도 그냥 가냐?

하면서 얼굴 치길래

친하지도 않는데 뒤에서 얼굴 치는 놈과는 상종할 필요 없다.

라고 하니까

걔가 화가 나서

급식실에서 나가서 본관 건물로 이어지는 구름다리 위에서

대략 30분정도 폭행을 당했었어.

그게 인상이 깊게 남았던건

그 구름다리 위에 사람들이 엄청 많이 지나가는데

그 누구 하나도 선생님을 불러온다던가 말리는 애들이 없더라.

그렇게 30분을 계속 맞았으니 얼굴에는 피멍이 들고...

그러고 집에 왔는데, 하필 그 날이

부모님이 한 달에 한 번 일 하다 돌아온 날이었고

내 얼굴에 피멍이 든 걸 본 엄마는 그대로 내 손 잡고 다시 학교로 끌고가서 교무실에 쳐들어가 그대로 엎어버렸어.

학생주임이 내 얼굴 보고서야 나 때린 학생 소환했고.

학생주임은 왜 너는 맞고만 있었냐? 물었을 때

학생부에 폭행 이력 남으면 대입에 지장있을 것 같아 참았다.

라고 이야기했지.

그당시에는 징계위원회 열고 이런게 익숙한건 아니라

학생주임이 아예 대놓고 선언한게

이번 일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 같은거 안하는 대신

- 내일 확실하게 공개사과할 것

- 가해자가 누구든 내가 학폭피해 또 당하면 이번일 꺼내서 너 퇴학시킬거임.

이라고 해서

진짜로 다음날 공개사과 받고, 그 뒤로 학폭 당하는 일은 없었어.

그리고 처음에는 좀 서먹하고 그랬는데

나중에는 반장, 부반장 무리랑 두 다리 관계로 적당히 잘 지냈고...

그 때가 엄청 인상깊었는지...

1. 규칙은 당장 피해받는 나를 지켜주지 못하므로, 소극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게 되었고

(특히 인간관계에서 상대가 해코지 할 가능성 있으면 몸을 사리게 됨.)

2. 일단 힘든 일이 생기면 부모님에게 드디어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어.